[메디게이트] 김창엽 원장 "이유없는 퇴진 유감" 쓴소리
11일 이임사서 밝혀 --- "후임자 인선 제대로 되야"
최근 사임이 결정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창엽 원장이 새정부의 참여정부 인사 물갈이 움직임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김창엽 원장은 11일 이임사를 통해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성실하게 일하던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된 것, 그리고 이에 따라 최소 2~3개월의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어떤 기준에서 보더라도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함께 일해온 상임이사진들까지 사임이 결정된 점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아쉬운 것은 제가 제청한 상임이사 몇 분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심평원을 떠났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임명권자와 새로운 팀이 충분히 숙고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아울러 최근의 '낙하산 인사론'을 의식한 듯, 후임자 인선이 전문성을 고려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신적인 심평원 직원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업무수행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후임자들이 제대로 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엽 원장 이임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직원 여러분,
오늘자로 저는 4대 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정들었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떠납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사정에 대해서는 굳이 소상하게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팀워크로 일하고자 하는 것은 법률적인 사항에 앞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가 제청한 상임이사 몇 분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심평원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 역시 임명권자와 새로운 팀이 충분히 숙고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책임도 져야할 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성실하게 일하던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된 것은, 그리고 이에 따라 최소 2-3개월의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어떤 기준에서 보더라도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입니다. 그나마 헌신적인 심평원 직원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업무수행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후임자들이 제대로 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직을 떠남에 있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지난 1년 8개월간 낮과 밤을 잊고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급변하는 환경과 급증하는 외부의 요구 속에서 저의 성마름을 긍정적인 성과로 바꾸어주신 여러분의 후의와 관용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혹시라도 약간의 성과라도 있었다면, 모두 여러분의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심사평가원이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새삼스럽게 다시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심사평가원은 단순한 실무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보호와 국가제도의 운영, 의료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다해야 하는 근원적인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사명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유연자재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이러한 사명을 수행하여야 하겠습니다.
조직은 유기체와 같아서 성장하고 발전하기도 하지만, 후퇴하고 위축되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직과 조직구성원의 유전자와 환경이 조직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환경은 마읆대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 자리에서는 심사평가원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스스로 바꾸고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쓴 소리로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바꾸고 개선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산적해 있습니다.
솔직하게는 아주 조금 해결했을 뿐이라는 것이 저의 진단입니다.
특히 일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느낍니다. 미시적인 과정 개선에서 핵심업무의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효율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이것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시각은 고객(client) 중심으로, 사고와 행동은 세상에 둘도 없다는 각오로 창의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전략과 기획기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집행 중심의 문화에서 전략 중심의 문화로 바뀌는데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전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수준에 비추어 보면 걸음마를 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업무의 가치와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 것을 권고 드립니다. 이는 심평원 전체 자원에서만이 아니라 부서별로, 심지어는 개인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사람을 육성하고 키우는 일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는 최고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고도 헙합니다. 그저 노력하는 정도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법과 규정에 의한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을 때에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자신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과를 기초로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여야 하겠습니다. 구태의연하고 보수적이며 딱딱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여러분!
저는 이제 ‘공익근무’를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로 돌아갑니다. 학교에 있을 때나 심평원에서 일할 때나 제가 가졌던 오직 한 가지 가치는 “국민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로 돌아가더라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기억하시고, 기대에 어긋남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책망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심평원도 국민을 위해 사회를 위해, 옳고 바른 일을 수행하는, 든든한 수호천사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혹 조그마한 것이라도 도울 일이 있으면 작은 힘이나마 힘껏 돕겠습니다.
이제 저희는 공식적으로 헤어지는 셈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더라도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리고 진실 앞에 눈감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결국은 정의의 큰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꼭 괄목상대가 아니라도 그런 날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끝으로, 재임기간 동안 있었을지도 모를 잘못은 모두 제가 책임져야 할 허물입니다. 잘못은 잊고 성과는 쌓아주시기 바랍니다. 같이 일하는 동안 여러분 모두를 만날 수 있어 진정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배우고 한 뼘쯤 더 커졌다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심평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맛보지 못했을 큰 기쁨을 마음에 담고,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4월 11일
고신정기자 (taijism00@medigatenews.com)
11일 이임사서 밝혀 --- "후임자 인선 제대로 되야"
최근 사임이 결정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창엽 원장이 새정부의 참여정부 인사 물갈이 움직임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김창엽 원장은 11일 이임사를 통해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성실하게 일하던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된 것, 그리고 이에 따라 최소 2~3개월의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어떤 기준에서 보더라도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함께 일해온 상임이사진들까지 사임이 결정된 점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아쉬운 것은 제가 제청한 상임이사 몇 분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심평원을 떠났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임명권자와 새로운 팀이 충분히 숙고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아울러 최근의 '낙하산 인사론'을 의식한 듯, 후임자 인선이 전문성을 고려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신적인 심평원 직원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업무수행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후임자들이 제대로 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엽 원장 이임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직원 여러분,
오늘자로 저는 4대 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정들었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떠납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사정에 대해서는 굳이 소상하게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팀워크로 일하고자 하는 것은 법률적인 사항에 앞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가 제청한 상임이사 몇 분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심평원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 역시 임명권자와 새로운 팀이 충분히 숙고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책임도 져야할 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성실하게 일하던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된 것은, 그리고 이에 따라 최소 2-3개월의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어떤 기준에서 보더라도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입니다. 그나마 헌신적인 심평원 직원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업무수행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후임자들이 제대로 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직을 떠남에 있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지난 1년 8개월간 낮과 밤을 잊고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급변하는 환경과 급증하는 외부의 요구 속에서 저의 성마름을 긍정적인 성과로 바꾸어주신 여러분의 후의와 관용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혹시라도 약간의 성과라도 있었다면, 모두 여러분의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심사평가원이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새삼스럽게 다시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심사평가원은 단순한 실무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보호와 국가제도의 운영, 의료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다해야 하는 근원적인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사명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유연자재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이러한 사명을 수행하여야 하겠습니다.
조직은 유기체와 같아서 성장하고 발전하기도 하지만, 후퇴하고 위축되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직과 조직구성원의 유전자와 환경이 조직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환경은 마읆대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 자리에서는 심사평가원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스스로 바꾸고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쓴 소리로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바꾸고 개선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산적해 있습니다.
솔직하게는 아주 조금 해결했을 뿐이라는 것이 저의 진단입니다.
특히 일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느낍니다. 미시적인 과정 개선에서 핵심업무의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효율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이것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시각은 고객(client) 중심으로, 사고와 행동은 세상에 둘도 없다는 각오로 창의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전략과 기획기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집행 중심의 문화에서 전략 중심의 문화로 바뀌는데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전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수준에 비추어 보면 걸음마를 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업무의 가치와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 것을 권고 드립니다. 이는 심평원 전체 자원에서만이 아니라 부서별로, 심지어는 개인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사람을 육성하고 키우는 일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는 최고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고도 헙합니다. 그저 노력하는 정도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법과 규정에 의한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을 때에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자신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과를 기초로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여야 하겠습니다. 구태의연하고 보수적이며 딱딱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여러분!
저는 이제 ‘공익근무’를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로 돌아갑니다. 학교에 있을 때나 심평원에서 일할 때나 제가 가졌던 오직 한 가지 가치는 “국민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로 돌아가더라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기억하시고, 기대에 어긋남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책망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심평원도 국민을 위해 사회를 위해, 옳고 바른 일을 수행하는, 든든한 수호천사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혹 조그마한 것이라도 도울 일이 있으면 작은 힘이나마 힘껏 돕겠습니다.
이제 저희는 공식적으로 헤어지는 셈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더라도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리고 진실 앞에 눈감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결국은 정의의 큰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꼭 괄목상대가 아니라도 그런 날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끝으로, 재임기간 동안 있었을지도 모를 잘못은 모두 제가 책임져야 할 허물입니다. 잘못은 잊고 성과는 쌓아주시기 바랍니다. 같이 일하는 동안 여러분 모두를 만날 수 있어 진정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배우고 한 뼘쯤 더 커졌다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심평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맛보지 못했을 큰 기쁨을 마음에 담고,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4월 11일
고신정기자 (taijism00@medigat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