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 운동본부

2008.03.31 11:05

미국 의보 엿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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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보 엿먹어라

마이클 무어 새 다큐''식코




보험 들어도 불안한 2억5천만명이 주인공
목숨 담보로 돈벌어? 민간의보 겨눈 ‘전투명령’

마이클 무어는 이번에도 미국 사회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식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통쾌하다.

새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의 타깃은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정확히 말하면 민간의료보험회사들이다. 미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유일한 산업화 국가다. 보험에 아예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5천만명이나 된다. 실제 상황은 이들이 훨씬 열악할 테지만, 영화의 관심은 여기에 있지 않다. 보험에 가입했는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2억5천만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마이클 무어는 민간의료보험제도의 허점을 파고든다.

카메라가 비추는 미국 사회는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를 생략한 후기자본주의의 추악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사람 몸에 값을 매기는, 초일류 강대국 미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어처구니 없는 피해자들의 사례를 늘어놓고 난 뒤 마이클 무어는 묻는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해답을 찾기 위해 그는 여느 때처럼 이웃나라들을 찾아 나선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이전보다 훨씬 묵직하다. <식코>의 촬영기간은 130일로, <화씨 9/11>의 38일보다 3배이상 길었다. 환자들이 돈을 내지 않고 오히려 차비를 받아가는 영국국립병원에서 의아해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여긴 미국이 아니에요”라며 웃는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실패한 의료사회화”의 사례로 내세우는 캐나다인들은 되레 미국에 가는 일을 두려워한다. 의료보험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과장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의료복지에 관한한 미국은 후진국이다. 미국의 영아사망률은 쿠바보다 높고, 평균수명은 더 짧다.

마이클 무어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박탈하면 할수록 돈을 버는 민간의료보험회사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방서나 도서관, 경찰서처럼 의료를 사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에는 이윤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마이클 무어는 “누군가 교육제도는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화성인 취급을 당할 것”이라며 “의료보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화가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마이클 무어 자신도 미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부시가 형편없는 대통령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영화를 지금 만드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영화를 만든 이유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에서 환자들과 함께 실제 행동에 나선다. 미국의 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은 “이것은 지독하게 효과적인 전투 명령”이라고 했고,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절박한 국가문제에 대한 매혹적인 탐사이고 강력한 고발”이라고 평했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교육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보험업계 로비스트들과 의회-정부의 먹이사슬을 보여주는 마이클 무어의 재치있는 편집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이유다. 이 영화를 가장 먼저 보아야 할 사람은, 미국처럼 민간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한국의 시장만능주의자들일 것이다. 4월3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스폰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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